밀린 월급, 국가가 먼저 줍니다
월급날이 지났는데 통장에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번 달은 특히 놓치면 안 되는 변화가 두 가지 겹칩니다. 10월 8일부터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의 법정형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무거워지고, 이보다 앞선 8월 20일부터는 회사가 망했을 때 국가가 대신 지급하는 도산대지급금의 범위가 최종 3개월분에서 6개월분으로 두 배 늘었습니다. 처벌이 세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생활비가 끊긴 근로자에게 더 실질적인 건 '얼마를, 언제까지 신청하면 받을 수 있느냐'입니다. 이 글에서는 나이와 체불 기간별로 실제 수령액을 직접 계산해 보고, 신청 시점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함정까지 정리했습니다.
10월부터 무엇이 달라졌나요?
임금체불 처벌 상향 (10월 8일)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임금 체불 사업주의 최고 형량이 징역 5년, 벌금 5,000만원으로 올라갑니다. 퇴직금을 주지 않은 경우도 퇴직급여법 개정에 따라 9월 18일부터 같은 수준으로 처벌이 강화됐습니다. 다만 형벌은 소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 시행일 이후 발생한 체불부터 높아진 법정형이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도산대지급금 6개월분 확대 (8월 20일)
임금채권보장법 개정으로 도산대지급금으로 받을 수 있는 임금·휴업수당·출산전후휴가 급여가 최종 6개월분까지 인정됩니다. 퇴직금은 종전과 같이 최종 3년분입니다. 연령별 월 상한액은 그대로지만 인정 기간이 늘면서 총 상한액은 최대 2,100만원에서 3,150만원으로 올랐습니다.
나이별 상한액은 얼마인가요?
도산대지급금은 퇴직 당시 나이에 따라 한 달 임금(퇴직금은 1년치) 상한이 정해져 있고, 이를 임금 6개월과 퇴직금 3년, 즉 9배 한 것이 총 상한입니다.
연령별 월 상한 / 총 상한
30세 미만 220만원 / 1,980만원, 30~39세 310만원 / 2,790만원, 40~49세 350만원 / 3,150만원, 50~59세 330만원 / 2,970만원, 60세 이상 230만원 / 2,070만원입니다. 월급이 상한보다 많아도 상한까지만 나오고, 넘는 부분은 사업주에게 따로 청구해야 합니다.
내 경우 실제로 얼마 받을까?
사례① 만 28세, 월급 260만원, 4개월 체불
회사가 문을 닫으며 월급 4개월분 1,040만원과 2년치 퇴직금 약 520만원이 밀렸다고 해 보겠습니다. 30세 미만 월 상한은 220만원이므로 임금은 220만원×4개월=880만원, 퇴직금은 220만원×2년=440만원으로 합계 1,320만원을 받습니다. 예전 기준(3개월분)이었다면 임금이 660만원에 그쳐 합계 1,100만원이었으니, 이번 개정으로 220만원을 더 받는 셈입니다.
사례② 만 45세, 월급 400만원, 6개월 체불
월급 6개월분 2,400만원과 10년치 퇴직금 4,000만원, 총 6,400만원이 밀린 경우입니다. 40대 월 상한 350만원을 적용하면 임금 350만원×6개월=2,100만원, 퇴직금 350만원×3년=1,050만원으로 상한액인 3,150만원을 꽉 채워 받습니다. 종전 기준으로는 2,100만원이었으니 1,050만원이 늘었습니다. 그래도 남은 3,250만원은 대지급금으로 해결되지 않으므로 파산 절차의 채권 신고나 민사소송으로 별도로 받아내야 합니다.
사례③ 회사는 영업 중인데 월급만 밀린 경우
회사가 망하지 않았다면 도산대지급금이 아니라 간이대지급금 대상입니다. 만 33세가 월급 300만원씩 3개월분 900만원과 퇴직금 600만원을 못 받았다면, 간이대지급금은 임금 최대 700만원, 퇴직금 최대 700만원, 합산 1,000만원이 한도라 임금 700만원과 퇴직금 300만원만 인정돼 1,000만원을 받습니다. 간이대지급금은 이번 6개월 확대와 무관하다는 점을 꼭 기억해 두세요.
신청은 어떻게 하나요?
간이대지급금
먼저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임금체불 진정을 넣어 '체불임금등·사업주확인서'를 발급받은 뒤, 근로복지공단에 대지급금을 청구합니다. 확인서가 처음 발급된 날부터 6개월, 판결 등을 받은 경우에는 확정일부터 1년 안에 신청해야 합니다.
도산대지급금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결정이나 파산선고가 있었거나, 사실상 폐업한 회사라면 근로자가 고용노동부에 '도산등사실인정'을 신청해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후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하면 되며, 도산 결정이나 인정일로부터 2년 안에 신청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 특히 주의하세요
6개월분은 '도산 인정일' 기준입니다
확대 적용 여부는 임금이 언제부터 밀렸는지가 아니라 파산선고, 회생개시 결정, 도산등사실인정이 8월 20일 이후에 있었는지로 갈립니다. 체불이 올해 초부터 시작됐더라도 인정이 8월 20일 이후라면 6개월분을 받을 수 있지만, 인정이 그 전에 났다면 지금 청구해도 3개월분만 나옵니다. 사실상 폐업 상태라면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을 미루지 않는 것이 유리합니다.
처벌불원서는 돈을 받은 뒤에
임금체불은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죄라, 처벌이 무거워진 만큼 사업주가 "곧 줄 테니 처벌불원서부터 써 달라"고 요청하는 일이 늘 수 있습니다. 실제 입금을 확인하기 전에 써 주면 협상 수단을 잃게 되니 순서를 지키세요.
확인서 6개월 기한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사업주가 "다음 달에는 꼭 주겠다"며 시간을 끄는 사이 체불임금등·사업주확인서 발급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간이대지급금을 청구할 수 없게 됩니다. 확인서를 받았다면 사업주의 약속과 관계없이 바로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대지급금을 받더라도 사업주가 나중에 갚는 돈은 국가로 돌아갈 뿐 근로자에게 불이익은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사가 7월에 이미 문을 닫았는데 6개월분을 받을 수 있나요?
폐업 시점이 아니라 도산등사실인정이 언제 났는지가 기준입니다. 아직 인정 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신청해 8월 20일 이후에 인정받으면 6개월분이 적용됩니다.
Q. 월급이 500만원이었는데 왜 350만원만 나오나요?
대지급금은 연령별 월 상한까지만 지급하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차액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사업주에게 받을 권리가 남아 있으니 민사 절차로 청구하면 됩니다.
Q. 재직 중인데도 간이대지급금을 받을 수 있나요?
재직자도 신청할 수 있지만, 체불 당시 임금이 최저임금 수준에 가까운 저소득 근로자여야 하는 등 퇴직자보다 요건이 까다롭습니다. 진정 단계에서 근로감독관에게 해당 여부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Q. 대지급금을 받으면 사장님은 책임이 끝나나요?
아닙니다. 국가는 지급한 금액만큼 사업주에게 다시 받아내며, 형사 처벌도 별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체불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와 신청 기한이 모두 불리해집니다. 이번 주 10월 8일 처벌 강화 시행을 계기로 밀린 급여가 있다면 진정부터 서둘러 넣고, 내 나이 기준 상한액으로 대략 얼마를 받을 수 있을지 미리 계산해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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